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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멈추고..용운동 대학로 다도카페 <차가게>
유혜련 기자  |  yoo25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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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8  08: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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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대흥동에 <다선일향>이란 찻집이 있었다. 낯선 대흥동 거리가 정겹게 느껴진 것은 <다선일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이 문을 닫은 후, 대흥동이란 동네는 내 마음에서 시나브로 지워져 가던 중이었는데 다선일향을 운영하던 유정씨에게 카톡이 왔다. 용운동 대학로에 차가게를 오픈했으니 차 마시러 오란다. 인도로 간 줄 알았는데 그녀가 대전에 있다니 반갑고 반갑다.

다선일향이 좋았던 것은 차 맛도 맛이지만 이곳을 운영하던 들꽃 같은 그녀가 좋았기 때문이다.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말하기보다는 듣는 걸 좋아하던 그녀였기에 젊은 나이지만 어르신 같았다.

   
   
 

그녀가 새로 문을 연 카페는 용운동 대학로 거리에서도 제일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조용함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딱 맞는 곳이지만 그녀의 가난한 금고를 채우기엔 썩 좋은 위치는 아니다. 아쉽게도 다선일향이란 이름대신 <차가게>라고 이름 붙였지만 나만은 이곳을 <차가게 다선일향>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오랜 헤어짐에도 마음의 거리가 제로임을 확인하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 창가에 앉아 예전처럼 차를 우리고 마시다 보니 우리가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의 공백들은 봄눈 녹듯 사라진다.

진했던 찻빛이 옅어져 가는 동안 창밖엔 세찬 장대비와 여린 이슬비와 햇살과 빗살 섞인 여우비가 번갈아 지나간다. 그녀와 나의 삶의 창에도 슬픔들이 비처럼 내렸고 또다시 내릴 것이다. 하지만 인연이란 우산 속에 잠시 멈추어 있다 보면 비는 그치고 다시 햇살이 비쳐올 것임을 믿는다.

돌아오는 길엔 비가 멈추고 햇살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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