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타임즈
> 뉴스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천국 – 낙원>장인수의 <신앙시 산책>
장인수  |  영문학 박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6.08  08:21:5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신앙시 산책 21

 

천국 – 낙원

베일을 쓴 수녀

제라드 맨리 홉킨스

 

나는 가고자 갈망 하였네

샘물 마르지 않는 곳으로,

날카롭지 않은 날벌레 나르고 모나지 않은 우박 날리며

백합 한 송이 피어 있는 들판으로.

 

나는 있고자 간구 하였네

폭풍오지 않는 곳,

녹색으로 부풀려진 고요한 안식처,

바다의 흔들림으로부터 벗어나.

 

 

Heaven—Haven

A nun takes the veil

 

Gerard Manley Hopkins

 

I HAVE desired to go

Where springs not fail,

To fields where flies no sharp and sided hail

And a few lilies blow.

 

And I have asked to be

Where no storms come,

Where the green swell is in the havens dumb,

And out of the swing of the sea.

 

이번 작품은 심오한 종교시를 쓴 홉킨스의 시를 읽으면서 제목이 보여주는 천국과 낙원이라는 관점으로 시를 살펴보기로 한다. 시를 읽으면서 독자들은 먼저 종교적으로 그려내는 천국의 모습은 어떠한 곳이며 우리 인간들이 염원하는 지상의 낙원은 과연 어떠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홉킨스의 시에서도 형이상 종교시에서 볼 수 있는 천상의 염원이 그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의 제목인 천국-낙원에서부터 독자들은 바로 시인의 그러한 의도를 찾아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홉킨스의 시에서는 형이상 시인들과는 달리 회귀의 패턴이 천상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현 지상의 삶속에서도 천상의 상황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지상에서 천상으로 나아가는 패턴이 지상에서 지상의 낙원을 건설하여 이를 지향하는 패턴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시는 천상과 지상의 모습을 지상의 자연을 기본으로 하여 묘사해 주고 있으면서 그곳으로 가고, 그리고 그 곳에서 안주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1연과 2연 모두 천국과 낙원의 모습을 상호 구분하지 않은 채 모호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천상의 세계인지 아니면 지상의 낙원인지, 어디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시인의 관점은 천국과 지상의 낙원은 하나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는 것과 같다.

 

첫째 연에서의 자연은 미시적인 자연이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작은 물체들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샘물과, 우박과 백합의 자연이 바로 그러한 작은 자연의 상황을 묘사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마르지 않은 샘’, ‘날카롭지 않은 날벌레의 실체’, ‘모나지 않는 우박’, ‘몇 송이의 백합’으로 묘사한다. 이것이 홉킨스의 자연묘사법이다.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수사적인 묘사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연은 첫 번째 연과는 반대로 거시적인 자연으로 그려낸다. 자연을 크게 본다는 것이다. ‘하늘엔 폭풍’, ‘땅에는 녹색의 부풀림‘, ‘바다에는 파도‘의 상황이라고 하늘, 땅 바다를 모두 망라하여 크게 그려주고 있다. 그럼에도 시인의 의도는 천국과 낙원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둘은 하나라는 것이다. 주기도문에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리이다.”의 기도문과 유사하다.

 

특별히 이 시에서 나타나는 부제 ‘베일 쓴 수녀’ 라는 시어는 시 전체에 특별힌 의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가려진 천국의 모습을 상징해 주는 것이다. 하늘의 사람을 상징적으로 그려주는 수녀의 의미는 우리 인간에 대한 천국의 모습을 느끼게 해 준다. 사람들은 천국의 실상을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천국의 실체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천국의 실체를 상상해 보는 방법은 지상의 낙원을 보고 느끼면 된다. 그래서 이 시에서 특별히 장소의 단어 ‘where’를 강조하는 것은 천국과 지상 낙원의 위치를 대변하여 강조하는 것이다. 즉, 천상과 지상은 이런 것들이 있는 곳임을 알려주는 시어라는 것이다.

 

시냇물이 마르지 않는 곳이란 영생수가 흐르는 곳, 즉 천상의 이미지가 배어있음을 알 수 있다. 날카롭지 않은 날벌레는 귀찮은 날벌레라도 날카롭지 않아 같이 공생하고 있음을 그려준다. 사자와 토끼가 같이 뛰놀고, 호랑이와 사슴이 같이 물 마시는 곳을 상징적으로 그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야서에 보면 지상의 낙원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인은 천국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지상의 낙원을 그 예시로 들어주면서 간접적인 천국의 모형을 그려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개의 연을 자연의 넓은 면과 작은 면을 대조적으로 그려주면서 천국과 낙원의 모형을 간접적으로 묘사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면서 천국의 모습은 부제목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천국은 베일을 쓴 수녀의 모습처럼 신비로운 곳임을 강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쉽사리 단정 짓거나 쉬운 해석으로 천국을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아울러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중촌맘
다양한 신앙시들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키워갈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코너 같아요
감사합니다 좋은 독자가 될께요

(2019-06-08 08:46:03)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가장 많이 본 기사
1
영어가 막 써진다
2
수험생 바른자세 6계명
3
초등보건교과서에 주목하라
4
라떼를 마시며...
5
입주청소, 똑소리난다
6
생리대 기부에 동참하세요
7
미취업·경력단절 이공계 여성에게 희망
8
마음의 교통사고
9
펫케어 테마공간 ‘바우라움’
10
Imagine your Korea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대전광역시 동구 태전로 27 4층(중동 9-3)  |  대표전화 : 042-488-5050(010-4413-2589)  |  팩스 (042)488-5050
등록번호 : 대전 아 00149  |  등록연월일 : 2013년 4월23일  |  사업자번호 : 305-92-36844  |  발행인·편집인 : 유영숙
Copyright © 2013 레이디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lady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