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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 맨인 홉킨스의 <황조롱이>장인수의 <신앙시 산책 19>
장인수  |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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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4  15: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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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시 산책 19 – 제라드 맨인 홉킨스의 황조롱이

   
 

황조롱이

우리 주 그리스도에게

 

제라드 맨리 홉킨스

 

나는 오늘 아침 아침의 총아, 햇빛

왕국의 왕자, 얼룩진 새 하늘에 끌린 매가,

그 아래 수평으로 넘실거리는 한결같은 대기를 타고

드높이 서성거림을 보았다. 매는 물결치는 날개를 고삐삼아

앞으로, 앞으로 마치 스케이트의 뒤축이

원을 그리며 가볍게 미끄러지듯 황홀하게 맴돈다.

그 돌진과 활주는 강풍도 퉁겼다. 숨어있는 내 가슴은

한 마리 새의 성취와 숙달로 인하여 설레었다.

 

야성의 미와 용기와 행동, 오 위풍과 긍지와 영광이 여기서

바스라진다! 그러자 그때 그대에게서 터져 나오는 불꽃은

억만 갑절이나 더 아름답고 더 위태롭다. 오, 나의 기사여!

 

당연한 일이다. 한갓 노역도 밭이랑을 갈아

쟁기 날을 빛내고, 싸늘한 푸른 불씨도, 아 나의님이여!

떨어지며, 스스로를 갈아 주흥 금빛으로 상처를 드러내나니.

 

 

The Windhover

 

To Christ our Lord

 

Gerard Manly Hopkins

 

I CAUGHT this morning morning’s minion, king-

dom of daylight’s dauphin, dapple-dawn-drawn Falcon, in his riding

Of the rolling level underneath him steady air, and striding

High there, how he rung upon the rein of a wimpling wing

In his ecstasy! then off, off forth on swing,

As a skate’s heel sweeps smooth on a bow-bend: the hurl and gliding

Rebuffed the big wind. My heart in hiding

Stirred for a bird,—the achieve of; the mastery of the thing!

 

Brute beauty and valor and act, oh, air, pride, plume, here

Buckle! AND the fire that breaks from thee then, a billion

Times told lovelier, more dangerous, O my chevalier!

 

No wonder of it: shéer plód makes plough down sillion

Shine, and blue-bleak embers, ah my dear,

Fall, gall themselves, and gash gold-vermillion.

 

 

황조롱이

 

오늘의 신앙 시는 19세기 영국의 종교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17세기 형이상 시인들의 실질적인 후계자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19세기에 출생하였으면서도 그를 현대시인의 범주에 넣는 것은 그의 시가 그가 살아있을 때에 발간된 것이 아니고 그의 사후 29년 만에 처음 출판되어 빛을 보았기 때문이며 더욱이 시가 특이하고, 난해하여 가히 현대시의 선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옥스포드에서 교육을 받았고, 1866년에 로마 가톨릭교로 개종하여 뉴먼의 제자가 되었다. 1884년 더블린 대학의 희랍어 교수로 임명되어 고전을 강의하였고, 그 후 4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더블린의 한 빈민촌에서 성직자로 봉직하였다. 그러한 이유로 그는 살아있을 때에는 성직자로 더 알려졌으며 시인으로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그의 시가 출판되어 빛을 보게 된 것은 그의 사후 29년 후의 일이고, 그의 시의 놀라운 독창성과 심오함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약 40년 뒤의 일이었다. 그의 시가 당시에 인기가 없었던 이유로는 시가 독창적이고 난해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1930년에 윌리엄스에 의해 홉킨스의 시집 재판이 나온 무렵부터 그의 시적 재능이 인정받게 되었고 그의 시는 젊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비평가들은 그의 항구적인 가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먼저 그는 영국 종교시인 가운데서도 가장 힘이 있으며 심오한 시인의 한 사람이며 한편으로는 영시에 있어 자연을 노래한 시인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자연을 묘사한 시인이라고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본질적인 부분이 되는 장점으로는 그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독창적인 시인이라는 점이다. 즉, 시의 언어와 리듬에 있어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개혁적인 시인이었다는 점이다.

 

오늘 같이 읽어 볼 시는 황조롱이라는 그의 시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히고 그리고 가장 많이 분석되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시이다. 이 시에는 시인의 그리스도에 대한 견해가 세심하게 부각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 관에 대한 시인의 해석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황조롱이는 매의 일종의 새 이며 이 새를 보면서, 새의 힘찬 비상과 아름다움을 통해 그리스도의 힘과 영광을 그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 8행은 ~ing의 각운을 띄고 있는데 언어학상으로 볼 때 이러한 표현법은 현재 진행형의 의미를 주는 것으로서 이는 새의 비상을 진행형으로 표현하여 더욱 리얼한 시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시인의 의도가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시인은 황조롱이를 그리스도로 비유하고 있는데 새의 아름다움과 힘을 통해 그리스도의 힘과 영광을 보여주고 있다.

 

새를 묘사하는 시어로 등장하는 것이 총애 받는 사람(morning minion), 왕자(dauphin), 얼룩진 새벽에 이끌린 매(dapple-dawn-drawn falcon)로 묘사되는데 이를 통해 새와 그리스도의 동일성이 제시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그리고 새의 비상을 묘사하는 시어들인 스케이트 뒤축이 부드럽게 활처럼 굽으면서 완만한 커브를 그리면서 돌아가는 모양(skate's heel sweep s smooth on a bow-bend)과 잔물결 일으키는 날개의 고삐로 원을 그리면서(rung upon rein of wimpling wing), 그리고 바람을 맞부딪치며 나아가는 모양인 돌진과 활주가 강풍을 튕긴다. (Hurl and gliding rebuffed the big wind)를 통해서는 그리스도의 지상적인 생애와 그 안에서 행해지는 구원의 사역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다음의 첫 3행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단어는 굽어지고 뒤틀리고 그리고 조여진다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buckle이라는 시어이다. 흔히들 조임새에 의해 채워지는 모양을 이렇게 묘사하는데 새의 그 힘 있는 위용과 용기, 긍지, 영광이 굴복을 당한다는 것은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굴욕을 받는다는 신자가 구원 사역을 은유적인 표현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역설이 등장한다. 그 굽어진다는 굴복의 의미가 그리스도의 구원을 위한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음에 시인은 그 구원의 역사를 거기서 터져 나오는 불꽃의 의미를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나의 기사여! 라고 그리스도의 구원 역사에 대해 감탄한다. 이것이 바로 그의 그리스도에 대한 견해이다. 힘과 영광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굴욕을 통해 구원을 이룩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이 시에서 나타나는 그의 독창적인 시적 기법은 역설을 통해 나타나는 내적 이미지의 구현이다. 노역을 통해 밭이랑이 쟁기에 의해 빛을 발산한다는 표현은 가히 독창적인 시어이다. 밭이랑을 갈 때 쟁기가 파낸 땅에서 반사되어 발산되는 빛은 세상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빛이다. 그러한 빛이야말로 자연에서 발생하는 순수한 빛이며 구원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묘사하는 빛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불이 꺼진 것 같은 숯불에서 주홍빛 금빛 불꽃이 살아난다는 표현은 꺼진 듯해 보이는 숯불이지만 그 내부를 문질러 벗겨내고 쑤셔보면, 시퍼런 불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되는데, 신앙의 빛, 구원 역사의 불빛은 바로 그렇게 감추어진 보물과도 같다는 표현이라 여겨지는 것이다.

 

홉킨스의 시는 이전의 신앙 시와는 달리 더 과감하고 난해하지만 그 심오함에서 더욱 깊은 신앙적인 풍모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를 현대 신앙시인으로 분류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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