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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를 신뢰합니까?박경은의 <혼자 견디는 나를 위해>
박경은  |  지문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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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8  09: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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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를 신뢰합니까?

 

‘당신은 누구를 신뢰합니까? 신뢰하는 사람이 있습니까?’란 질문에 ‘하나님, 예수님, 창조주, 부모, 친구, 저는 저를 믿습니다’ 등 다양하게 말을 합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종교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신뢰’가 무엇일까요? ‘신뢰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참으로 슬프게도 저는 ‘신뢰’의 의미를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신뢰’가 있다고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고 믿었으니까요. 절박한 상황에서 ‘너는 누구를 신뢰하니?’라는 질문에 어안이 벙벙하면서 아찔했던 순간이 지금도 소름끼치게 부끄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신뢰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되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은 신뢰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신뢰란 그 사람이 아무리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나 말을 하더래도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이 마음 깊숙이 진심의 소리가 나올 수 있을 때 ‘신뢰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온전한 믿음이라고 덧붙이면서 말했습니다.

 

‘온전한 믿음’에 예수님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한 때 수녀가 꿈이었습니다. 어떤 신앙의 기초지식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평생을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며 살고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생각만 하면 얼마나 행복했는지, 어떤 기쁨보다 컸습니다. 천주교의 형태, 교회의 형태, 절의 형태를 좋아해서 신앙을 선택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 생명 다 할 때까지’ 타인을 섬기며 살고 싶다란 생각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란 인간도 이기적임을 부인하지 못했습니다.

 

살다보니,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이 이상적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힘들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날들을 살게 되었습니다. 종교인들을 옆에서 대하면서 약하고 너무 양심적이어서 사는 게 힘든 사람들이 많다라는 사실, 그들이 약하고 양심적인 이유도 있는데 ‘종교’라는 단체가 온전하게 그들을 받아주는 곳은 아니다 란 생각, 결국 그들도 사람이구나, 단지 서로 다른 사람일 뿐. 분명한 것은 그들만의 특별함은 분명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사람을 보지말고 믿음을 보라'란 말이 계속 들린다. 그들이 신앙을 갖게 되면서 오히려 더 종교인들에게 구속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됩니다.

 

종교인들의 부 축적, 노동력 착취, 성추행, 성폭행, 직위에 따른 횡포 등은 뉴스보도를 통해 넘치고도 넘칩니다. 목사이면서 교수, 목사사모이면서 교수 등 그들의 이기심이 얼마나 교묘하며 가혹한지, 강한 자에서 약하고 약한 자에게 공감하는 척하면서 이기심을 들어내는 경험을 하면서, 신앙이 무엇일까? 하나님을 불러 외치면서 그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 걸까? 분노에 찼던 날들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탐색해 봅니다.

 

스스로 답해봅니다. ‘너란 인간도 비슷한 면이 있는 거 아닌지 잘 봐. 너는 양심적이고 깨끗한지를 잘 드려다봐’ 수백 번, 수천 번 자신을 향해 화살을 꽂아봅니다. 지금은 타인을 보지 않습니다. 지금은 타인에 대한 분노를 갖지 않습니다. 타인에 대한 분노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동일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영아기 때 부모와의 대상관계와 애착형성 과정을 탐색해 봅니다. 아기가 ‘응애’ 하면서 세상의 빛을 맞이할 때부터 부모는 아기의 하나님과 같은 존재입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를 보면, 신뢰감과 불신감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그만큼 부모가 자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 대상에 대한 경험을 했던 사람, 만약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를 지나 만나는 사람들 중에 부모와 같은 좋은 대상이 되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과업 중의 과업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닌 종교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감, 자기 자신을 소중한 하는 마음이 삶을 경쾌하게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신뢰’라는 토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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